삼성전자 갈 길 간다…"파운드리 1등 생태계 키울것"
日 수출규제 악재속 `파운드리 포럼` 성황
위탁생산·설계 파트너 등
500여명 참석…열기 뜨거워
정은승사장 "위기 반드시 극복
최첨단 팹리스 기술 공유"
정은승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장(사장)이 고객사·파트너사 관계자·반도체 전문가 등 5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이같이 말했다. 일본 정부가 4일부터 포토레지스트(PR·감광액), 불화수소 등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소재에 대해 '한국 수출 규제(사전허가제)'에 나서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반도체 최고경영진 중 한 명이 위기 극복과 비즈니스에 대한 강한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3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19 코리아'를 개최했고 정 사장이 기조연설에 나섰다. 정 사장은 "삼성전자는 반도체 불모지에서 사업을 시작해 역경을 딛고 업계 1위에 오른 경험이 있다"며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회사) 기업들이 신시장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디자인 서비스, 제조, 패키지 등 개발부터 양산까지 협력 생태계를 활성화해 시스템 반도체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사장은 "5G 상용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진전에 따라 5G 네트워크나 차량용 반도체 등의 신시장 성장이 두드러질 전망"이라며 "고객(팹리스) 모두가 업계 리더가 되도록 삼성 파운드리가 차별화된 기술력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동시에 설계자산(IP), 자동화 설계 툴(EDA), 조립테스트(OSAT)까지 국내 파운드리 파트너들과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정 사장은 "어떤 위기가 와도 반드시 극복하겠고 여러분께 그 믿음을 드리겠다"는 말로 기조연설을 끝맺으며 최근 상황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일본 정부는 PR와 불화수소 등과 관련해 수출 절차를 간소화하는 우대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했다. 이에 따라 4일부터 이들 제품을 한국으로 수출하려는 일본 기업들은 일본 정부의 사전허가를 받아야 한다. 반도체 제조에는 웨이퍼에 빛을 쬐어 회로 모양을 사진처럼 얹히는 노광공정이 있는데, 이때 빛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웨이퍼에 바르는 액체가 PR다. 불화수소는 웨이퍼를 세척하거나 회로를 새기는 과정에 쓰인다. 파운드리 사업에서는 극자외선(EUV)을 활용해 노광공정을 진행하고 이를 통해 미세한 회로 폭을 가진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하는 게 추세다. EUV에 적용되는 PR는 고품질 제품으로 일본이 거의 생산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가 수출물량을 줄이는 등 극단적 조치를 취할 경우 파운드리·시스템 반도체 사업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수장은 위기 극복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4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메모리(D램·낸드)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모바일AP·이미지센서·파운드리 등)에서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부문에서 세계 1위인 대만 TSMC를 따라잡기 위해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가 점유율 49.2%로 1위를 기록했고 삼성전자(18%)가 그 뒤를 이었다. 아직 격차가 크지만, 삼성전자는 최근 뛰어난 기술력을 선보이며 TSMC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 초 양산을 시작한 7나노(1㎚는 10억분의 1m)보다 성능을 35% 개선하고 소비전력을 50% 줄일 수 있는 3나노 제품을 내년 개발해 2022년부터 양산한다고 5월 발표했다. 3나노의 개발·양산 일정을 밝힌 것은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4나노 제품까지는 기존의 핀펫 구조(회로의 3면이 전류를 제어하는 게이트에 접촉)를 활용하는 데 비해 3나노부터는 GAA(회로의 모든 면이 게이트에 접촉)를 이용할 예정이다. GAA 기술에서는 삼성전자가 TSMC를 1년 정도 앞섰다는 평가도 나왔다.
삼성전자는 이날 파운드리 포럼에서 최신 EUV 공정 기술 등 다양한 파운드리 포트폴리오를 소개했다. 올해 포럼은 작년보다 40%가량 늘어난 5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텔레칩스, 넥스트칩, 매그나칩 등 삼성의 고객사들과 ARM, 가온칩스 등 파트너사들이 참여했고 미국 블룸버그·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도 취재 경쟁을 벌였다. 행사장 앞에 마련된 전시 부스에서는 업계 관계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삼성의 첨단 파운드리 기술 트렌드를 공유하기도 했다. 텔레칩스(국내 팹리스 업체) 관계자는 "회사가 삼성의 파운드리 기술 발전과 함께 성장해 왔다"면서 "삼성과 고객사의 노력·투자가 몇 년 후부터 본격적으로 빛을 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 매일경제 / 김규식 기자, 황순민 기자 / 2019-07-03 17: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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